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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612 누가 어린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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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612 누가 어린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장사꾼의 섬

 

루이 13세 비행학교에 소속된 정비사 나(네벤 르 파우)는 오래된 비행기를 잘 아는 전문가로, 억만장자 카메룬의 오코 돌로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마르세유의 소르미우 칼랑크로 가게 되었다. 오코는 특별한 상황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여주며 나에게 물어보았다.

“록히드 P-38 라이트닝 잔해, 맞죠? 수백 명의 전투 조종사가 이 지중해 위에서 목숨을 잃은 곳이에요. 이곳 칼랑크에는 어떤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요?” 

"1944년 7월 31일, 앙투안 드 생텍쥐베리가 P-38 라이트닝을 타고 출격했다가 프로방스 해안가 어딘가에서 사라졌습니다." 

“결국 그 잔해를 찾아냈나요?” 오코가 힘줘 말했습니다.

"네, 바로 이곳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오십 년이 지난 상황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의 시신이나 개인 물품도 찾아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파카 51 만년필과 비행기 잔해들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이게 증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 생각엔 어떤가요…….”

오코는 상자에 앉아 앞에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발신인이 어디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름 하나만 있었습니다. ‘Club 612.’ 상자를 열기까지는 망설였지만, 나중에 사설탐정과 함께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섬들의 다이아몬드'라는 요트가 미우항에 정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팍스컴퍼니에서 오는 탐정과 함께 바다로 나가보자고요. 탐정 이름은 앤디에요. 우리 둘이 팀을 이루게 될 겁니다." 오코가 밧줄을 푸는 소리를 내며 말했습니다.

그때 작고 호리호리한 어린 여성이 헬멧을 벗었습니다. 보기에 팍스컴퍼니의 탐정이었는데, 미소를 지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습니다. “앤디라고 해요! 팍스컴퍼니의 인턴이에요.” 오코가 밧줄을 푸었고, 우리는 요트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요트가 속력을 높여 모르지우 칼랑크에 가까워지자, 오코는 녹슨 파카 51 만년필을 가져왔습니다. “이 만년필이 생텍쥐페리 실종 미스터리 해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1944년 7월 31일, 생텍쥐페리는 P-38 라이트닝을 타고 코르시카 보르가에서 정찰 임무를 위해 이륙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무선 호출에 응답하지 않았고, 연료가 바닥나서 실종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마르세유 해안에서 장 클로드 비앙코라가 은팔찌를 그물에서 발견했습니다. 그 은팔찌에는 'Antoine de Saint-Exupery (Consuelo), c/o Reynal and Hitchcock Inc., 386 4th Ave N.Y. City, USA'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어요. 마침내 미스터리가 해결된 것이죠! 생텍쥐페리가 우리가 있는 이곳 아래 어딘가에 추락한 거예요.”

“전 이 팔찌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아요.” 앤디가 말했습니다. 

오코도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 팔찌가 실재하는 건 사실이죠. 은팔찌 위에 생텍쥐페리와 부인의 이름, 뉴욕 출판사 주소가 새겨져 있었어요. 그래요, 조금 의심스럽긴 해도요.” 

“모두 적혀 있긴 하죠. 그런데, 그 은팔찌를 그물에서 발견하기 전에는 누구도 그 팔찌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다면 생텍쥐페리의 친구인 실비아 해밀턴이 그 은팔찌를 생텍쥐페리에게 선물한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 은팔찌가

 은이 아니라 금이었던 거예요!”

“앤디, 당신 말이 맞아요. 처음에는 아무도 그 팔찌의 존재를 믿지 않았었죠. 그런데 기체 잔해 하나가 발견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미스터리를 진짜로 둔갑하는데 충분했어요!” 나는 이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때 '섬들의 다이아몬드'가 흔들리며 돌 방파제를 통과했습니다. 앤디는 두 바위 사이에 앉았고, 오코가 한 통의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여기, 로드맵이에요.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입니다.” 제가 소리내어 편지를 읽으려 했지만, 오코는 다시 말했습니다.

“이제 이유를 밝혀야 할 때가 왔어요. 내가 당신을 찾아온 이유, 그리고 당신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를 말할게요. 나는 평생을 '어린 왕자'에 헌신했어요. 이 열정을 다른 다섯 '어린 왕자' 열성팬들과 공유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Club 612'라는 클럽을 만들었죠. 목표는 생텍쥐페리와 '어린 왕자'의 죽음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것이었어요.” 

"미스터리?" 

"네, 정말 그렇습니다. '어린 왕자'는 생텍쥐페리의 작품 끝에서 죽는데요. 그렇게 어린 독자를 위한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죽는 것은 이상한 일이죠. 누가 어린 왕자를 죽인 걸까요? 이미 알아차린 것 같아요. 어린 왕자와 생텍쥐페리의 죽음 간에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요?"

나는 자신의 이론을 반박하려고 애쓰지만 어렵더군요. “어린 왕자는 뱀에게 물려 죽지 않았나요? 생텍쥐페리는 독일군에게 격추되었고요.”

앤디는 빙긋이 웃었습니다. “그렇죠, 당신이 말하시는 게 일반적인 사고 방식이에요. 하지만 추리 소설을 좀 더 읽어보셨다면 이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몰라요. 어째서 어린 왕자는 독자에게 경고하는 것처럼 보이죠?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이 문장을 읽으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보고 싶지 않나요? 겉으로 드러난 사실 이면에 무언가 숨겨진 것이 아닐까요?”

나는 그런 생각을 저항하기 어렵게 느꼈습니다. “내 생각엔......”

앤디는 제 말을 끊었습니다. “‘어린 왕자’에서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가르쳐주죠?”

"음…… 여우요!"

"그렇죠, 하지만 생텍쥐페리가 여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화 속에서 여우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나요?"

"음...... 여우는…… 보통 교활한 모습이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또 한 가지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어린 왕자'의 교훈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미스터리를 감추고 있는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고요. 생텍쥐페리도 그런 의도가 있었을 것입니다! 어린 왕자가 신뢰한 두 번째 동물이 뱀이었으니까요! 뱀에게 물리면서 '어째서 넌 항상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니?'라고 물었었죠."

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할 논리를 찾아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수수께끼 투성이가 맞아요,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한 이야기인 거예요. 생텍쥐페리의 죽음이나 그의 아카이브 자료에 대한 미스터리 말이죠.”

앤디는 다시 일어나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린 왕자'는 실은 생텍쥐페리의 유서일거예요!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유서

 말이죠!”

"유서?" 

"네, 정말로 그렇습니다. 숨겨진 유서죠. 어린 왕자가 신뢰하게 되는 두 번째 동물은 뱀입니다! 어린 왕자가 뱀에게 물어봤죠. '어째서 넌 항상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니?'라고 말이에요."

나는 그녀의 주장에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그럼 뱀이 말하듯이 생텍쥐페리가 미스터리를 풀고 싶어 한 건가요?”

앤디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생텍쥐페리도 이런 상상력을 가진 분이었으니까요. 뱀의 역할을 통해 이야기 안에 더 깊은 의미를 숨겼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왔어요, Club 612의 멤버들과 함께 어린 왕자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려고요."

앤디의 말이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쨌든 어린 왕자에 대한 이들의 열정과 그 안에 담긴 숨은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해가 더 어려운 것은 제가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였습니다.

앤디는 다시 이름과 주소를 읽고 말했습니다. ‘마리 스완, 맨해튼’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제 떠나요, 정비사 아저씨."

허영심 많은 여인의 섬

 

마리 스완은 오늘도 79층의 아파트에서 작은 개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녀는 휠체어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며 맨해튼의 빛과 인파를 즐겼습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작은 개, 아니발은 언제나 그녀의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마리 스완은 아이들과 함께 사는 행복한 가정이었지만, 눈에 띄게 특별한 손님들이 그녀의 삶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Club 612의 멤버들과 함께 맨해튼을 돌아다니며 어린 왕자에 대한 미스터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정과 흥미로운 인물들, 그리고 작품 안에 숨겨진 의미가 어린 왕자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왕자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요?

이 질문이 마리 스완의 마음을 괴롭히게 했습니다. 그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이론은 '장미꽃이 어린 왕자를 죽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리 스완은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장미꽃은 어린 왕자의 모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녀는 까다로운 성격으로 어린 왕자와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그녀는 어린 왕자에게 사랑의 교훈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장미꽃이 그리운 어린 왕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그녀가 어린 왕자를 죽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리 스완은 감정적으로 휩싸여 있는 동안에도 조심스럽게 사고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생텍쥐페리의 작품을 다시 읽으며 장미꽃의 행동과 대사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뭔가 눈에 띄게 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 장미꽃이 어린 왕자에게 인사를 건네며 "안녕"이라고 말했을 때, 그녀의 언어는 좀 더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그녀의 말에 "안녕"이라는 말을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 왕자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장미꽃은 그에게 다시 "안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린 왕자가 그녀의 말을 되뇌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장미꽃에게 다가갈 때 그녀는 이미 시들어 있었습니다. 마치 그녀 자신이 어린 왕자에게서 사라진 것처럼.

마리 스완은 이 깊은 의미를 생각하며 맨해튼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녀는 그림자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Club 612의 멤버들과 협력하여 어린 왕자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밝혀내려고 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눈으로 진실을 찾아낼 준비가 되었습니다.

술꾼의 섬

 

F900 비행기가 엘살바도르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앤디는 종이를 꺼내보니 "어린 왕자를 죽인 자는 조종사"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문구를 다시 쓰면서 "어린 왕자를 죽인 자는 장미꽃"으로 고쳤다. 기체는 산미구엘 작은 비행장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그 후로도 콘차귀타 섬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먼 여정이었다. 기차, 버스, 자동차, 배를 타고 마침내 콘차귀타 부두에 도착했다. 앤디는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남자에게 가서 무아제 코카브라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푸드트럭 사장이 손으로 해변을 가리켰다.

"이번에는 손님도 동행하네요! 콘차귀타에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무아제는 술병을 우리 쪽으로 치켜들며 건배의 소리를 지르더니, 우리가 그에게 다가가는 동안 술병을 비우고 모래 위에 빈 병을 던졌다. 무아제는 조용한 편이었다. 얼마 후에야 입을 열었다. "우린 '클럽 612'를 결성했어요. 어린 왕자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클럽이었죠. 각자 역할이 있었고, 우리는 끊임없이 많은 사례를 조사하며 자료를 모았어요..."

"클럽 612의 멤버들은 서로를 알고 지냈나요?" "네, 우리는 매년 상황 점검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어요. 몇 일 동안 이자르의 집에서 모였죠. 몇 시간씩 토론하면서 지냈어요... 그리고 재미도 있었죠." 나는 머릿속에서 상황을 정리했다. 클럽 명단에서 네 번째로 적힌 이자르가 왕족인 거로군! 무아제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고, 다섯 번째로 적힌 호시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겠군요. 남은 미스터리의 주인공은 지리학자였다...

"이어서 말해봅시다! 마리 스완이 말한 것처럼, 어린 왕자를 죽인 범인이 장미꽃이라고 했어요. 맞나요?" "스완의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네요! 여전히 다른 장미꽃에 질투하는 모양이에요... 특히 콘쉬엘로! 그런데, 그 비열한 작자와 사랑에 빠진 장미꽃 중 아무도 어린 왕자의 마음을 상처주지 못했겠죠. 그들은 토니오를 너무 사랑했으니까요. 장미꽃이 어린 왕자를 죽인다는 게 정말 말이 안 돼요!" "어째서 말이 안 된다는 건가요?"

"사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장미꽃이 이미 죽은 걸 알고 있었어요. 그는 장미꽃이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장미는 '세상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가시 네 개뿐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장미를 별에 혼자 남겨두고 떠났다'며 가련한 토니오가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일 년 동안 혼자 남겨두다니! 후회할 시간은 이미 너무 늦었다고, 불쌍한 토니오!"

"어린 왕자가 장미꽃을 버릴 때처럼 말이에요? 마치 생텍쥐페리가 콘쉬엘로를 버린 것처럼?" 앤디가 말했다. "맞아요...... 그는 이 작은 엘살바도르의 작은 공주님을 사랑하다가 결국 그녀를 유혹하고, 길들였을 뒤에 권태를 느꼈어요. 그리고 그녀에게 말도 없이, 유서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졌어요. 그는 자신의 비열함을 마주하기가 겁났기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요!" "그렇다면, 누가 어린 왕자를 죽인 건가

요? 생텍쥐페리도 마찬가지죠?" 무아제는 묵묵부답이었다. 주머니를 뒤져서 우리에게 빨간 비자 두 개를 보여줬어요. 나는 Club 612의 네 번째 멤버인 이자르의 주소를 기억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오크니 제도에 있는 허머니(Herminie) 자치 왕국에 있었어요. "이 정보가 유용할 것 같네요. 허머니 공국의 세관원들이 좀 깐깐한 편이니까요." 술꾼이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이만 가 볼까요."

무아제는 F900 비행기가 하늘에서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침이 조금 새었지만 아직 시간이 많았다. 그는 상자를 열어서 내용을 확인해보려고 결심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인부들이 그를 보고 비켜가라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인부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떠났다. 어쨌든, 이곳에서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에 머무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방이 수천 개, 골프장, 동물원, 영화관 등이 있는 이곳은 특히 바닷물이 차갑고 짜고 위험하기로 유명했다. 이곳은 전 세계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의 장소였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대의 수영장! 면적은 9헥타르나 되며 3억 리터 가까운 물로 가득차 있다. 섬의 3분의 1을 잠기려면 사흘 이상이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이 바다는 우리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빌려준 것일 뿐이다." 무아제는 결심을 하고 흰색 상자를 열어봤다. 뚜껑이 열리고 뱀이 튀어나왔다. 그러자 무아제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의 가슴 주위로는 노란 빛만이 번쩍이고, 무엇인가 큰 변화가 있었다. 그는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도 내지 않았다. 마치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처럼 그는 쓰러졌다. 그리고 터빈 엔진의 소음 아래에서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왕의 섬

 

F900 비행기가 허머니 자치 공국의 계류장에 안착했습니다. 세관원 한 명이 무아제가 제시한 비자를 가져가서 도장을 찍고, 우리를 안내해 줄 기사의 도착을 알렸습니다. 곧, 검은 롤스로이스가 한 대 나타났습니다. 운전사는 키가 작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가 흔들리는 도로를 천천히 지나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운전사는 왕궁 뒤편에 차를 주차하고, 우리는 문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문이 열리자, 우두머리 하인이 우리를 안내하여 내부로 인도했습니다. 벽면에는 '어린 왕자'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의자에 앉았고, 이자르 1세가 왕좌에 앉았습니다. "Club 612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왕은 잠시 고민한 후 말했습니다. "물론입니다... 당신들이 여기로 오신 이유가 그것 때문 아니겠죠. 나도 알고 있습니다. 오코, 마리 스완, 무아제, 호시는 잘 지내고 있을까요? 그들과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 궁에서 모여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제가 초대하고 환대해드렸죠. 그것이 규약이었으니까요. 어린 왕자가 가장 먼저 찾아간 행성의 주인이었으니까요! Club 612의 멤버들과 여기에서 몇 일을 보내며 '어린 왕자'에 관해 토론하고 단서를 모았습니다. 다양한 가정도 세워보았죠."

"이곳에 오기 전 무아제와도 만났습니다만, Club 612는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Club 612의 활동을 통해 명확한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무아제도 이 결론을 인정하기 어려워했지만 그것이 진리입니다. 멤버들 대부분, 특히 무아제가 이 결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론만이 진실입니다!" "무슨 결론이죠?"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입니다. 생텍쥐페리조차도 그랬죠!" "그게 무슨 뜻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나요? 누가 생텍쥐페리를 죽였나요?"

"매우 명확한 일입니다.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세요." "어린 왕자는 자살했다고 말했잖아요."

"맞아요, 그렇게 말씀하죠. 관광객들에게는 그런 이야기로 전달해 왔을 뿐이지만, 당신들도 이런 이야기를 믿을 마음 없으셨을 터입니다. 어린 왕자라면 더 나은 끝을 맞아야 할 것입니다. 생텍쥐페리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린 왕자를 간단한 자살 속임수에 끌려갈 것 같지 않죠. 그보다 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린 왕자를 단순한 별똥별로 만들기보다는 더 큰 비전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면 자살은 미미한 속임수일 뿐입니다. 생텍쥐페리는 훨씬 더 영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앤디는 손에 든 종이를 다시 살피며 물었습니다. 저는 봉투를 열어서 내용물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도였습니다. "그럼, 떠나볼까요?" 제가 앤디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떠났습니다. F900 비행기가 날아가는 동안 뒤에서 높은 불길이 여기저기 치솟았습니다. 허머니 공국의 성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가로등 켜는 사람의 섬

 

아래로 사하라 사막이 펼쳐졌다. 앤디가 말했다. “호시. 지다 등대. 이상하지 않나요? ‘호시’, 일본 이름인데, 주소는 아라비아반도? 목록에서 맨 마지막에 있던 이름, 보물찾기의 마지막 단계라고 봐야겠지요. Club 612의 여섯 번째 멤버…… 그놈의 지리학자에 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으니까.”

엘리베이터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등대 꼭대기에 도달하기까지 정확히 53초 걸렸다. 호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때까지 이어온 여정을 읊었다. 맨해튼부터 엘살바도르, 오크니 제도까지. 호시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제방 쪽을 살폈다. 아무래도 수년간 오코와 스완, 무아제, 이자르의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한 듯했다. 우리는 우리가 세운 가설들을 펼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앤디가 줄을 그은 흰 종이를 꺼냈다.) 생텍쥐페리가 내면에 있는 아이를 죽인 것. 장미꽃이 치정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것. 자살……. 호시는 여전히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호시는 앤디가 꺼낸 종이를 쳐다보았다. 종이에는 허머니 공국 왕의 주장이 적혀 있었다. ‘어린 왕자를 죽인 범인은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를 죽인 범인은 생텍쥐페리’ “이자르가 잘못 짚었군요. 생텍쥐페리는 죽으려고 전장에 다시 나간 게 아니에요. 내면에 있는 아이를 죽이려 했던 건 더더욱 아니고요. 자살하려는 것도. 생텍쥐페리가 재참전한 건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죠. 생텍쥐페리는 명령을 따랐어요. 그가 자살하려 했다면, 비행을 나가지 않았겠지요.” 앤디는 호시의 논리에 흔들리는 듯했다.

“그래서 생텍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죠?” “세상이요. 세상 사람 모두. 앤디. 당신은 그가 ‘어린 왕자’ 원본을 갖고 있던 실비아 해밀턴에게 죽기 며칠 전에 보낸 마지막 편지에 썼던 내용을 기억하나요?” “오늘 내가 순수함을 증명할 수 있음에 뼛속 깊이 기쁘군요. 사람은 오직 피로 서명하는 법이죠.” “어린 왕자와 어쩜 이리도 비슷할까요. 순수하고 무고하지만 죽어야만 하는 사람. 생텍스는 어린 왕자와 마찬가지로 이 땅에 사는 이기적인 개인과 각각의 행성에 사는 부조리한 사람들에 의해 죽었어요.”

앤디가 다시 흰 종이를 쥐고 써 내려갔다. ‘생텍쥐페리를 죽인 범인은 호르스트 리페르트. 어린 왕자를 죽인 범인은 여러 행성에 사는 사람들: 장사꾼, 허영쟁이, 술꾼, 왕……’ 왠지 모르게 이 이야기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새로운 섬에서 Club 612의 다른 멤버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도 매번 터무니없는 이야기들로 말이다. 내가 쐐기를 박았다. “제가 보기엔 당신이 뭔가를 숨긴 것 같군요.” 호시가 고개를 숙여 시선을 문자판으로 가져갔다. 순례자 43,612. “생각보다 빠르군. 곧 동틀 시간이라, 나는 이제 자야겠군요. 규칙이라. 항만에 작은 범선 한 대를 빌려 두었어요. 두 사람은 거기서 자면 됩니다.”

지리학자의 섬

 

우리가 해밀턴 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나는 즉시 수상비행기를 한 대 빌렸고, 계속해서 군도의 수도 격인 섬 동쪽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 상공을 날았다. 앤디는 신나게 외쳤다. "보여요!" 우리 눈앞에는 작은 섬이 수면 위로 살짝 드러나 있었다. 나는 수면에 내려앉아 수상기의 바퀴가 모래알 속에 빠질 때까지 프로펠러를 돌렸다. 거기에는 맨발에 상반신을 벗은 젊은 남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시가 당신들이 오실 거라고 미리 알려줬어요. 제 이름은 스텔라에요. 어서 오세요."

우리는 좁은 해변을 따라 걸었고, 다음 해변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더 좁은 해변으로 가는 것이었으니, 거기에는 약간의 조용함과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모래 위에는 비석들이 세워져 있었다. 해저 묘지인 것 같았다. 나는 작은 판에 새겨진 글귀를 읽어보았다. 그 순간 앤디의 손을 잡았다. 거기에는 항해사와 조종사들의 무덤이 있었다...... 젊은 남자가 멀리 떨어진 무덤 하나를 가리켰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1994" "토니오가 여기서 50년을 살았군요!" 우리가 말뚝 위에 지어진 둥그런 집에 가까이 갔을 때, 주변에서 다양한 외침이 들렸다. 스완과 이자르, 무아제, 오코의 목소리였다. 우리는 놀라움에 휩싸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스텔라가 다시 말했다. 바위 위로 올라가며 앤디가 물었다. "생텍스가 지중해에서 사라진 게 아니라 여기로 온 건가요? 정말 믿기 어렵네요..." "그래요, 모두가 그랬어요. 오랜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팬들이 이런 환상을 품었죠. 생텍스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믿었고, 어딘가 숨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생텍스쥐페리를 찾지 못했어요. 간절한 꿈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사라지기도 했거든요. 심지어 가장 열렬한 팬들도 세기말이 다가오면서 생텍스쥐페리가 다시 나타날 거라는 믿음을 버렸죠. 그런데 1998년에, 기적적으로 팔찌가 등장한 덕분에 다시 한번 생텍스가 살아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어요."

앤디는 조금 의아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동의했다. "그래도 화강암 묘비 말고 다른 증거가 있어야겠죠!" 앤디도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Club 612에 가입하실래요?" 스텔라가 갑자기 물었다. 앤디를 향한 말이었다. "좋아요, 저도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준비해야 할 시험 주제는 뭐에요?" "좋아요, Club 612에 가입 시험을 통과해야 해요. 시험 주제는 '의심하는 사람을 설득하기'에요. 생텍스가 1944년 7월 31일에 사라지지 않았음을 의심하는 모든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에요."

결국 앤디는 미남인 스텔라의 축하를 받으며 Club 612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녀는 잠시 먼 곳으로 갔다가 예쁘게 단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 나도 멤버가 됐으니까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생텍스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고 있어요!" "사실 그건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었어요. 조종사들은 대부분 급강하하기 전에 탈출했을 거예요. 생텍스도 분명 물에 빠져 리우 섬으로 헤엄쳤을 거예요." 나는 생각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

면, 생텍스쥐페리의 비행기는 독일 조종사 호르스트 리페르트에 의해 격추된 뒤 생텍스가 다른 군인 칼 봄에 의해 구조되어 당국에 넘겨진 것이고, 생텍스는 당시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묻혔을 것이라는 것이겠지!

앤디도 생각이 비슷한 듯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화강암 묘비 말고 다른 증거들도 필요해요!" 나는 씁쓸한 기분이었다. "맞아요, 이건 충분하지 않아요." 앤디도 동의하는 듯했다. "Club 612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에요?" 스텔라가 다가와 물었다. "아마도요... 가입 시험 준비는 되셨어요?" "준비됐어요! 그러면 시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시험 주제는 '의심하는 사람을 설득하기'에요. 생텍스가 1944년 7월 31일에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에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앤디가 흰 종이에 무언가를 적었다. 그녀가 적은 글은 단 한 문장이었다. '생텍스쥐페리를 죽인 범인은 어린 왕자' 물이 점점 더 올라왔다. 마치 앤디의 눈물만으로 대서양의 작은 외딴 행성이 잠기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위로 올라가면서 마지막 엘도라도에 갔다. 거기서 우리는 해가 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 줄기의 마지막 햇빛이 바다 위로 비치고 있었다. 앤디가 떠난 자리에서 남은 가슴높이 찬 물을 볼 때, 나는 뭔가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타러 가야 해요." 나는 말했다. 스텔라는 그 자리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저도 여기 있을게요." 앤디가 스텔라를 바라보았다. 스텔라도 앤디를 바라보았다.

나는 수상기에 올라탔다. 앤디는 최대한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가슴까지 물이 차올랐다. 그녀는 손으로 개양귀비 꽃잎 하나를 떼어내어 나에게 건넸다. "콘쉬엘로가 말했어요. 생텍스가 떠날 때 클로버를 가지고 이 말을 했다고. 평생 잊지 못할 말이라고."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경이로운 전설 속에서 뒤돌아본 사람은 돌이나 소금으로 굳어버린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나는 마지막 햇빛을 바라보았다. '사랑이란...'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여기까지는 여섯 년 전의 이야기다. 그 이후로 나는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없다. 앤디를 다시 만난 적도 없다. 비행기를 다시 조종한 적도 없다. 나는 종종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제는 하늘보다 더 자주 바다를 바라본다. 특히 해가 지는 모습을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