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랑할수록 불안해질까 제시카 바움
프롤로그
열아홉에 나는 자기 회사를 운영하느라 일에 푹 파묻혀 사는 남자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초반의 열렬한 시기가 지나고 흥분이 다소 사그라지자 그는 다시 일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가 조금씩 뒤로 물러나자, 버려질지 모른다는 내 마음속 두려움이 자극되면서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감정적 동요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심각한 불안 증세로 입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물었을 때, 나는 그냥 이렇게 대답했죠. “남자 친구가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요.” 혼자가 된다는 두려움은 줄곧 수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인간관계에 매달리는 상태를 가리키는 공의존(codependency)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그게 꽤 도움이 되긴 했지만, 내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답니다.
몇 년 뒤 나는 도통 곁을 내주지 않는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처음 만나기 시작할 무렵에는 그가 문자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았죠. 하지만 점차 사소한 어긋남까지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멀어지고 나는 연락에 매달리는 패턴이 두어 달마다 반복되었거든요. 이제는 나도 알지만, 우리 사이가 가까워지면(그래서 내가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곧 남편이 뒤로 물러섰던 것은 친밀한 관계를 꺼리는 그의 두려움 탓이었습니다. 그럴 때 남편은 문자를 아예 끊었고, 대화는 알맹이 없이 건성으로 변했지요. 남편이 멀어질수록 그를 바라보아도 그 자리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고요. 그가 연결을 끊으려는 모습을 보이면 내 몸 전체가 반응했습니다. 순식간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무언가가 내게서 뜯겨 나가는 것처럼 간이 철렁했죠. 시야는 흐려지고 금방이라도 공황 발작이 일어날 것 같았고요. 그와 다시 연결되지 못할 때면 나는 태아처럼 옹송그리고 누워서 아주 어릴 때와 똑같이 길을 잃고 버려진 듯한 느낌을 곱씹었습니다. 나를 차단하는 태도, 특히 그의 텅 빈 시선이 버려진다는 원초적 두려움을 자극했죠. 구명 밧줄이나 산소가 끊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듯 내 20대 초반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내 몸과 마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했기에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애착 패턴과 신경계 반응, 핵심 상처에 관해 알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내가 평생 끊임없는 분리 불안에 시달렸음을 깨달았죠. 그제야 비로소 내 신체 반응을 이해하고 연민과 치유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자기 몸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자신이 종종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어른으로 자랐는지를 깊이 이해하는 것.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내면의 안정감을 찾는 치유의 길로 함께 접어들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자기와 관계, 불안, 애착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경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분리 불안과 치유에 대한 고민과 깨달음을 통해 내면의 안정감을 찾는 길을 찾아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들 간의 인간관계와 감정, 자아 이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자아치유와 성장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
관계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가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도록 만들어졌으니까요. 우리는 유일한 생명의 원천이자 마법의 끈인 탯줄로 어머니와 몸이 연결된 채 태어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와 다른 가족에게 의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요. 자라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생존에 필요한 요소를 알아서 해결하게 될 때까지 자신을 챙기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한편 우리 사회는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자주성과 독립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의 내면에서는 관계에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버려지고 만다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실 이 둘 사이의 적절한 중간 지점인 ‘상호의존’의 청사진은 우리가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마련되어 있지요. 인간은 태어나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항상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동시에 자신에게 기대게 해도 될 만큼 안전한 사람을 찾아 손을 뻗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진정으로 연결될 때 마음 깊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나가 가족 바깥에서 관계를 맺으려 할 때 내가 믿고 감정을 내보이려는 사람이 우리 관계에 진지한지, 내가 열어 보인 연약한 마음을 짓밟지는 않을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어른이 된 우리는 이런 불확실성을 마주하면, 과할 만큼 독립적으로 변해서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거나, 아니면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마음을 달랠 임시방편으로 짧은 연애를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 더는 나를 먹이고 입히고 재워 줄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인간관계는 이와는 다른(하지만 똑같이 중요한)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하나는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며 느끼는 든든함과 안정감, 다른 하나는 타인과 장기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죠.
가장 친밀한 관계, 즉 진정한 자신을 내보일 만큼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관계에서 우리는 더 깊이 있게 인생을 맛보며 진실한 자기 모습이 받아들여진다는 즐거움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부모에게서, 혹은 문화에서 받은 영향 탓으로 이렇게 안정되고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는 데 애를 먹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무관심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내며 혼자 알아서 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도 있죠. 아니면 간헐적인 보살핌밖에 받지 못해 애정이 늘 충분히 주어지리라 믿지 못하고 한 조각의 관심에도 불안해하며 매달리는 사람도 있고요. 관계의 토대가 불안정한 지반 위에 세워졌다면 먼저 그런 핵심 상처를 치유해야 우리가 바라는 안정된 관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관계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면, 먼저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우리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한 본능적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타인에게 의존하며 세상을 탐험하고, 연약한 모습을 드러내도 안전한 사람을 찾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관계에서 받는 안전함과 안정감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 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이 신뢰할 만한지, 우리의 감정을 존중해줄지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불확실성에 대해 우리는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독립적인 행동을 강조하여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로움을 느끼며 짧은 연애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부모와 문화로부터 받은 영향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관계 안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는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장소입니다. 그러나 이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부모의 무관심,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안전하고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 상처를 치유하고 안정된 관계를 구축하려면 이러한 경험을 인지하고 다룰 준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길은 상호의존적인 관계의 청사진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며, 또한 상대방의 감정과 Bed-Base-Boad라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하는 길일 것입니다. |
우리는 사랑하도록 태어났다
애착 이론이란?: 인간이 유아기에 관계를 맺는 방식에 관한 접근법인 ‘애착 이론’은 1950년대에 심리학자 존 볼비가 개척했는데, 그는 인간은 누구나 아기일 때 기본 욕구를 채우기 위해 보호자(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등)에게 의존하며, 보호자가 아이의 욕구에 관심을 보이는 방식에 따라 ‘애착 유형’이 생겨나며, 이는 어린 시절은 물론 성인기까지 우리가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죠. 볼비와 그의 동료 메리 에인스워스는 애착 유형을 불안, 회피, 안정 등 3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이 3 가지 관계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커플 상담사로서 내가 하는 일의 토대를 이루며, 첫 결혼이 이혼으로 끝난 이후 나 자신의 연애 성향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불행의 핵심에 불안형 애착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내면의 안정감을 다질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던 겁니다.
부모가 일관성 없이 들쑥날쑥 관심을 보이는 것을 경험한 불안형은 늘 버려질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연애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경향이 있죠. 연결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런 욕구는 종종 사랑하는 사람을 감정적으로 숨 막히게 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상대가 자신에게 쏟는 관심의 수준에 끊임없이 집착하지 않고는 못 배기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대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감정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임을 증명해 줄 관계를 찾아 하염없이 헤매지만, 두려움과 불안 탓에 계속 확인받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결국 스스로 가장 두려워하던 대로 버려지는 결말을 맞고 말죠.
한편으로 회피형에 속하는 이들은 관계가 가까워지려는 낌새만 보여도 냅다 탈출 버튼을 누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낍니다. 이 경우에도 ‘나는 내게 필요한 사랑을 받지 못할 거야’라는 핵심 신념은 똑같지만, 이 믿음의 원인은 아이의 감정적 욕구를 채워 주지 않는 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한 부모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독립성과 자급자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죠. 어차피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채워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반면 안정형은 친밀한 관계를 더 편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적 욕구가 채워지리라 믿습니다. 어린 시절 이들의 부모는 일관성 있게 애정과 보살핌을 제공했고, 그럼으로써 ‘너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야’라는 뜻을 전했죠. 덕분에 이들은 건강한 상호의존 관계를 기대하고 원하는 성인으로 성장합니다. 나다움을 잊지 않은 채 상대에게 사랑과 지지를 표현할 줄 알기에, 관계가 끝나 버릴까 두려워하지 않고도 긴밀히 연결된 상태와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는 상태를 쉽게 넘나들 수 있습니다.
애착 유형 가운데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관계를 맺는 방식은 우리 자신을 자기답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불안이든 회피든 안정이든 우리가 타인과 연결되는 방식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족 등 주변 환경에 맞춰 최선을 다해 적응한 결과니까요. 진짜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보살피면서 자신의 애착 유형 특유의 욕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데 있습니다. 그래야 ‘자기 모습 그대로’ 행복해지는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이 책에서는 불안형 애착을 주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불안 애착 스위치가 켜질 때: 이상적으로는 우리가 자기 모습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고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인간관계의 역할이지만, 불안형 애착이 활성화되면 몸 전체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나의 경우 전남편이 멀어질 때마다 극단적 신체 반응을 느끼며 나는 내가 미쳐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야 내 신경 체계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결이 끊기거나 거리감을 느낄 때 그런 식으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졌을 뿐임을 알았죠. ‘자율신경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서 자신이 왜 그랬는지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다중미주신경 이론을 제시한 스티븐 포지스 박사는 이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는데, 그에 따르면 “관계 맺기는 생물학적 필연”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심리적으로는 물론 신경생물학적으로도 관계를 원하도록 타고납니다. 이 점을 아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한지 살펴보기로 하죠.
[위험 신호에 반응하는 몸]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타인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의 임무입니다. 살아남으려면 부족이나 집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져야 했던 진화 과정을 거치며 자율신경계는 세 갈래로 나뉘어 발달했습니다. ‘미주신경’으로 불리는 이 신경계의 영향으로 인간은 내부와 외부 세계의 자극에 3가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포지스는 이 과정을 ‘신경지’라는 용어로 설명하는데,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껴도 되는지 아닌지 자율신경계가 알아서 파악한다는 뜻이죠.
신경계는 마치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탐지하는 레이더처럼 움직이며 무의식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내 편이니?” 여기에는 이런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너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니? 나에게 집중하고 있니? 내 등 뒤를 맡겨도 될까? 우리가 싸우더라도 내게 등 돌리지 않을 거니?” 이 레이더가 상황이 안전함을 알리면, 자율신경계 가운데 우리가 타인에게 따스한 애착을 느끼도록 해 주는 몸 앞면, 즉 배 측 미주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이를 ‘배 측 상태(ventral vagal state)’라고 하죠. 이 상태에서는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지고, 눈가의 근육이 이완되고, 얼굴은 유연하고 표정이 풍부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이런 신체적 변화는 다른 이들에게 가까이 와서 마음을 열고 상호작용해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죠. 이런 상태는 거짓으로 꾸며낼 수 없습니다. 타인이 옆에 있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만 이런 변화가 일어나니까요. 그 말은 반대 경우도 참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위협을 느끼면 배 측 상태가 중단되고, 소통할 수도 없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전남편이 멀어질 때마다 내가 겪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이 버려지고 있음을 감지하자 다른 갈래의 자율신경이 활성화되어 나는 ‘교감신경 흥분’이라 불리는 상태가 되었죠. 외부의 위협에서 나를 안전하게 지키도록 설계된 이 활성 상태는 흔히 ‘투쟁-도피 반응’이라고 불립니다. 우리 귀는 이제 위험을 감지하는 데 집중하느라 사람들의 말에서 미묘한 의미를 짚어내지 못합니다. 목소리는 위험을 알리는 특정한 어조를 띠게 되죠. 전남편과의 관계에서 내 이런 반응은 끊임없이 문자 보내기, 쫓아다니기 등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갖가지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나쁜 것은 우리가 교감신경 흥분 상태에 들어가면 주변 사람도 거기에 자극받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신경계는 민감하며 주위 사람과 공명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죠. 내가 전남편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자 그도 맞춰 투쟁-도피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 성향은 그를 붙잡아 두려고 애쓰며 행동에 나서서 ‘투쟁’하는 것인 반면, 그가 학습한 반응은 ‘도피’였습니다.
이제 우리가 생명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겁에 질리고 무기력해졌을 때만 활성화되는 자율신경계의 세 번째 갈래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요람 안에서 아기가 울고 또 우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아기는 교감신경 흥분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지죠. 도움의 손길이 오리라는 희망을 버린 아기의 자율신경계에서 몸 뒷면의 등 측 미주신경이 활성화된 겁니다. 심각한 위험이 예상될 때 우리 몸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호흡과 심장 박동을 포함해 모든 신진대사를 느리게 합니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우리는 자신을 최대한 작고 ‘눈에 띄지 않게’ 만들면서 주변 세상과의 연결을 끊기 시작합니다.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사라짐’은 환경이 더 나아질 때까지 자원을 아끼는 일종의 동면이라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연애를 하면서 나는 감정적으로 구는 것이 너무 수치스러워 차라리 감정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요람 안에서 울다 지쳐 무기력해지고 마는 아기처럼, 내가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등 측 신경이 활성화되었고, 그 결과 감정을 닫고 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자율신경 반응이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 양쪽의 상황에 맞춰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외부적으로 보면 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것은 전남편의 행동으로 두려움이 자극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내 내면 상태, 즉 어린 시절의 경험을 기반으로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항상 멀어진다고 믿는 잠재의식 속 핵심 신념에 따른 반응이기도 했습니다. 강력한 신체 반응 탓에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했고, 남편은 남편대로 어린 시절 경험 탓에 점점 더 멀어진 것이죠.
불안형의 내면에서 빠진 퍼즐: 그렇다면 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율신경계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자율신경계는 나머지 신경망과 함께 자궁 안에서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수정된 지 3개월쯤 지나면 태아의 신경계는 엄마의 신경계를 따라가기 시작하죠. 임신 중에 엄마가 편안하면 발달 중인 태아의 신경계는 이를 알아차립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세상은 안전하고 친절한 곳임을 배우기 시작하는 셈이죠. 하지만 엄마가 자주 불안해하면 태아의 신경계와 신경전달물질도 엄마와 비슷해져서, 아기는 두려워할 준비를 하며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태어나서 엄마와 실제로 만난 뒤에는, 뎁 데이나가 “소통을 위한 한 쌍의 춤”이라고 부른 상호작용이 시작되죠.
엄마가 임신 중에 어떤 감정을 느끼든, 우리는 모두 나라는 존재가 생겨날 때부터 품고 보살펴 준 이 사람이 나를 따스하게 맞아 줄 거라고 기대하며 태어납니다. 엄마(또는 주 양육자)는 우리가 소통을 시도하는 첫 번째 사람이기도 하죠. 이 소통은 ‘공동 조절(co-regula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불쾌하거나 배가 고프면 아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신경을 쓰고 있던 엄마는 대개 편안함이나 음식을 제공합니다. 그러면 아기는 의사를 표현하면 욕구가 채워진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엄마가 돌봐 주면 아기의 기분이 좋아지므로 엄마 또한 따스한 느낌을 경험합니다. 이것이 바로 엄마와 아기의 춤이죠. 아울러 감정적인 면에서 아기는 엄마가 새로 태어난 작은 인간에게 보이는 호기심과 관심을 받으며 자기가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됩니다.
공동 조절은 엄마나 다른 주요 양육자들과의 본능적인 무언의 소통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더불어 공동 조절이 일어날 때 우리 신경계에서는 두 가지 과정이 진행됩니다. 첫째로는 신경 세포가 실제로 연결되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둘째로는 애정을 주는 엄마의 존재가 ‘영원한 내적 동반자’로서 내면화되죠. 우리가 나이를 먹고 자연스럽게 발달해 점점 독립적으로 변해 갈 때, 이 두 과정은 당장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도 ‘괜찮다’고 느끼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내 어린 시절에 이런 종류의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겠죠. 불안형 애착을 가진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내가 내면화한 엄마는 불안하고, 우울하고, 두려움으로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엄마는 나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나를 향한 걱정을 드러냈죠. 게다가 결혼 생활도 몹시 불행하다고 느꼈기에 내게 관심을 두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자기 문제만으로도 벅차고, 교감신경과 등 측 미주신경 반응에 갇혀 있어서 나와 꾸준한 조율을 거치지도 못했죠. 그 결과 내 신경계는 욕구란 채워질 수 없고, 사람은 늘 곁에 있어 주는 존재가 아니며, 연결은 예기치 못하게 끊어져 버린다고 예측하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힘들어하며 변변한 도움도 받지 못한 엄마는 나와 지속적인 공동 조절을 하지 못했고, 그런 이유로 나는 어른이 된 뒤 내 신경계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회로를 구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내 불안을 부추길 뿐인 부모를 내면화했던 것이죠. 게다가 아버지는 약물 중독에 빠져 내게 관심이 없었고, 나는 그런 아버지의 부재마저 내면화했습니다.
양육자에게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가 응답받지 못한 아기는 ‘감각 느낌(felt sense)’을 받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한 몸의 알아차림을 뜻하는 감각 느낌을 통해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라고 느끼는 거죠. 그리하여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이 ‘잘못된’ 느낌을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춘 채로 연애를 시작했다가 관계가 점점 친밀하게 발전하면 더는 이를 숨길 수 없게 되고 맙니다.
다시 채운다는 것: 이 모든 것을 배운 뒤에야 나는 통제할 수 없는 감정, 신체 감각, 전남편에게 했던 행동이 전부 아주 어린 시절에 발달한 신경망의 영향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 뇌는 이런 식으로 느끼거나 행동하려고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신경계가 위협으로 인식한 신호에 반응한 것뿐이었죠. 설상가상으로, 뇌의 나머지 부분은 훨씬 천천히 움직이는 반면 이런 반응은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일단 우리 몸의 경보 체계가 고통스러운 단절을 감지하고 나면 의식적 사고로는 반응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조절 능력, 즉 영유아기에 꾸준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발달 과정에서 빠져 버린 부분을 다시 채워 넣는 것은 가능합니다. 신경 회로를 바꾸는 능력인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 덕분에 인간의 뇌는 ‘나이와 관계없이’ 새 회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자기 채움으로 가는 과정에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필요했던 보살핌과 위로를 지금 경험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책을 읽으며 함께 이 과정을 진행해 나가면서 우리는 과거에서 긍정적 경험을 끌어내 본능적 보살핌을 주는 부모를 새롭게 내면화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현재 자기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도 배웁니다. 그 결과 당신은 예전에는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안전함을 몸으로 느끼기 시작하죠. 그러고 나면 한때는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 들게 했던 사건이 다시 일어나더라도, 소통이 가능한 배 측 상태를 더 길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간관계에서 강한 감정이 활성화되더라도 교감신경 흥분 상태로 가지 않고 조금씩 더 의식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되죠.
당신이 아픈 건 그 사람 탓이 아니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속 어린아이: ‘내면아이’는 우리 안에서 어린아이인 부분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성장하는 동안에 몸이 뭔가를 느낄 때마다 이 감각은 뇌로 전달되고, 뇌는 우리가 경험한 것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로 바꿉니다. 예로 누가 자신을 당황하게 해서 슬프거나 두려웠다면 자신이 뭔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내면아이(지금도 당신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있죠)는 이런 경험, 느낌, 이야기를 뇌의 잠재의식 속에 기억으로 차곡차곡 저장합니다. 어린 시절에 받은 핵심 상처와 지지도 여기 담겨 있으며, 이렇게 체화된 기억은 어른이 된 뒤의 행동, 특히 인간관계에서의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내면아이는 불안정한 애착 유형에서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애착 이론은 아기와 보호자 간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개발된 이론으로,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애착 이론은 인간의 성격 및 사회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이 글은 애착 이론의 주요 개념과 애착 유형인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안형 애착은 보호자로부터 일관성 없는 관심을 받아오며, 자신을 버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경향을 가집니다. 연애 시에도 상대방에 대한 강한 집착과 불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피형 애착은 가까운 관계를 회피하고 독립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가집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채워 줄 사람은 없다고 믿으며, 관계에서 강한 독립성을 보입니다. 안정형 애착은 친밀한 관계를 받아들이기 쉽고, 감정적 욕구가 충족될 것이라 믿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일관성 있는 애정과 보살핌을 경험했기 때문에 건강한 상호의존 관계를 기대하며 성장합니다. 이 글은 각 애착 유형의 특징과 이러한 유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애착 유형을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나를 먼저 채우는 연습
심장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기
이제는 우리가 본격적으로 자기 채움 연습을 시작할 때입니다. 이 말은 곧 자신의 가장 깊은 부분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뜻이죠. 내면세계라는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은 복잡한 감정을 잔뜩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모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먼저 자신이 안전하며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주변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을 지닌 사람의 내면에는 감정적 안정과 소통을 위한 자원은 부족하기에 그런 것들을 갖춰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사나 친구 같은 지원군을 만들었다면 이들이 앞으로의 여정에서 안전망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자기를 채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애정 어린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입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안다는 것: 앞에서는 내면아이가 어떤 식으로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리의 일부인 이 어린아이를 다독이려면 먼저 내면아이와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기 전까지는 알아서 다가와서 속내를 털어놓지 않습니다. 이제 내면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다른 두 등장인물을 만나 볼 차례입니다. 바로 내면파수꾼(주로 한 명 이상)과 내면양육자(역시 대개는 한 명 이상)입니다. 이 둘은 내면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내면파수꾼은 다정한 말투는 아닐지언정 늘 재빨리 경고의 말을 건네고, 내면양육자는 우리 마음을 구석구석 보살피며 사랑을 주는 어른 또는 스승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을 지키려는 내면의 목소리는 이미 익숙하게 들어 봤을 겁니다. 이 목소리는 어렸을 때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리를 다음과 같이 꾸짖을 때도 있죠. “투덜거리지 마.” “관심 구걸하지 마.” 아니면 의심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봤지? 그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 “부모님조차 너를 사랑하지 않는데 그 사람이 왜 널 사랑하겠어?” 또는 우리가 관계에만 집중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내면파수꾼은 말보다는 극도로 높아진 경계심의 형태로 나타날 때가 많지요. 관계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힘들어지면 파수꾼은 최후의 수단으로 항의 행동을 발동시킵니다.
한편 우리에게 관심과 이해, 따스함을 제공하고 꾸준히 곁에 있어 주었던 모든 이들을 내면화한 존재가 바로 내면양육자 공동체입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 심장(인체에서 세 번째 뇌에 해당하죠)에 와 닿은 적이 있기에 우리는 이들의 존재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잠깐 손을 가슴에 얹고 어떤 기분이 드는지 느껴 보세요. 지금 양육자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당신을 보살펴 준 사람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심장뇌(heart-brain)는 관계에 관련된 기억이 저장되는 곳이므로 고통스러운 관계로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당신을 버렸던 사람이 떠오를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우리가 자신에게 중요했던 사람을 얼마나 마음 깊이 담아 두는지 깨닫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신경전달물질, 지지세포, 단백질, 신경절로 구성된 심장뇌의 복잡함과 정교함은 두뇌의 정보 네트워크와 비슷합니다. 또 심장뇌는 두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관계 맺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올려 보낸다고 하죠. 사실 소통되는 정보 가운데 80퍼센트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20퍼센트만이 두뇌에서 내려옵니다. 이렇게 전해지는 대량의 정보는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단지 신경전달물질과 감각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우리가 의식적으로 그 메시지를 알아채지 못할 뿐이죠. 이는 곧 자신을 이해하고 연애를 포함한 정서적 삶을 치유하는 작업의 상당 부분이 심장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법을 익히는 데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 방법은 우리가 머리로 ‘아는’ 지식과 심장으로 ‘느끼는’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머리는 핵심 상처에서 나온 여러 가지 신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내면파수꾼은 관계를 튼튼히 하려고 고민하고, 시나리오를 돌려 보고, 다음 작전을 세우죠. 반면 우리가 경험한 따뜻한 관계의 집합인 내면양육자 공동체에 기반을 둔 심장 지능은 논리적 두뇌를 뛰어넘는 본능적 지혜와 지식의 원천입니다. 심장의 메시지를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면 망가진 관계로 인한 고통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이런 지혜에 속하죠. 이를 실천하면 치유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
핵심 상처의 고통을 덜어내는 첫 단계는 상처가 아직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그 고통을 온전히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야 상처의 뿌리에 타인의 보살핌이라는 약을 바를 수 있으니까요. 도움을 받으며 고통을 헤쳐 나가다 보면 평온하고 안전한 반대편 기슭에 이르게 되겠지요. 이 과정은 슬픔이나 분노를 맛보게 되더라도 심장에 저장된 그 모든 감정을 존중하기로 마음먹음으로써 시작됩니다. 그 뒤에야 빠진 부분을 채워 주는 보상 경험을 통해 오래되고 아픈 상처까지 치유할 수 있게 됩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작업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본능적 자아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자기 신체를 온전히 인식하려 합니다. 이를 어려운 말로 ‘내수용감각’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을 키우면 ‘감각 느낌’을 인지하기 쉬워집니다. 감각 느낌은 우리가 몸에서 따스함과 다정함을 경험하는 부분(내면양육자), 매일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려고 애쓰는 부분(내면파수꾼), 치유가 필요한 고통과 두려움을 짊어진 부분(내면아이)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신체적 인식 또는 느낌이죠.
자기 채움은 시간을 들여 연습할수록 쉬워집니다. 과정을 진행할수록 내면의 안정감과 든든함이 두터워지기 때문이죠. 하나 덧붙이자면, 출발하기 전에 자신을 위한 취지(intention)를 하나 세웠으면 합니다. 당신이 계속 힘을 잃지 않고 내면에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스스로 되뇔 일종의 선언문이죠.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나는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안전한 방법을 새로 배우는 중이고, 그러고 나면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그리고 연습은 ‘심장의 목소리 듣기 → 심장 스캔 → 내면파수꾼과 친해지기 → 내면양육자와 친해지기’ 순서로 진행하면 됩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며, 감정과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치유를 위한 연습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심장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기"라는 표현은 감정과 진심을 듣고 이해하는 것을 강조하며, 자기 채움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내면 아이, 내면 파수꾼, 내면 양육자와 같은 다양한 내면의 요소들을 인지하고 연결하며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
자기희생에서 자기 채움으로
마음 해독제: 당신은 이제 이 치유 여정에서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겁니다. 우리는 각자 과거에 우리를 보살펴 주었던 사람들에게서 얻은 내적 자원, 치유 과정을 함께해 주는 믿음직한 이들로 구성된 외적 자원, 그리고 따스하게 품어 주는 세상 만물과의 소통에서 나오는 ‘정신적 자원’을 갖추고 있죠. 이 모든 자원이 결합해서 내면양육자 공동체의 모습과 목소리를 이루고, 당신 안의 이 공동체는 나날이 크게 자라납니다. 언제든 비판하지 않고 귀 기울여 주는 믿음직한 친구 한두 명이나 상담사, 멘토 또는 안내자가 있으면 이 작업에 필요한 안정적 베이스 캠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죠.
내면아이가 잠재의식 속의 기억을 드러내게 하는 열쇠는 지지받는다는 감각 느낌입니다. 필요하지만 당시에는 얻지 못했던 것을 제공함으로써 옛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하죠. 뇌 관점에서 말하자면 편도체가 중앙 전두엽의 지원을 받으면서 점점 안전하고 보살핌을 받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내면양육자는 당신의 심장 안에, 그리고 당신이 치유되면서 느끼는 따스한 포근함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당신의 편도체는 매번 버려질 거라 예상하면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극을 받더라도 곰곰이 생각하고 자신을 가라앉힐 여유가 있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치유 과정을 계속해 나가면 인간관계에서 내면아이가 품는 기대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변화는 관계에 대한 감각 느낌이 달라지면서 시작되고, 누군가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에 관한 잠재의식 속 신념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가치, 그리고 그것이 사랑을 주고받는 데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식적 사고방식 또한 천천히 달라질 겁니다.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온전한 자신을 연민으로 받아들일 공간을 만드는 것은 영혼을 위한 보약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외적 경험이 내면아이의 상처를 건드리고 당신의 감정과 행동을 좌지우지하도록 놔두는 대신, 마음을 치유하는 내적 인식을 발판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죠.
다시 말해 이 작업은 자신을 향한 내적 헌신이며, 자기희생, 공의존, 연애 중독을 불러왔던 내적 방치에 대한 궁극적 해독제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는 거의 기적에 가깝죠. 처음에는 상황이 더 불안정해진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건 당신이 과도기에 있기 때문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과도기를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 보았을지 모르겠네요. 직접 겪어 본 나한테는 꽤 익숙한 비유죠. ‘내면 작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눈 덮인 산꼭대기에서 부처처럼 명상에 잠기는 멋진 여성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이 길을 찾아낸 다른 이들은 당차면서도 자기 관리가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비욘세와 줄리아 로버츠를 섞은 다음 루비 로즈 같은 모델의 세련미를 살짝 뿌린 존재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누가 봐도 내적 평화와 당당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인물을 소셜 미디어에서 보면, 당신은 아마 자신은 절대 그만큼 아무렇지 않게 자신감을 뿜어내는 멋진 사람이 되지 못하리라 생각하겠죠. 하지만 그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필터를 잔뜩 먹인 사진 뒤에서는 누구나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듯한 순간,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든 순간을 겪습니다. 자신이 타고난 힘을 알아차리고 끌어내려면 솔직한 시선으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항상 밝고 아름다울 수는 없는 법이거든요. 이건 누구라도 남에게 보여 주기를 꺼릴 만한 부분이고, 그래도 괜찮습니다. 자기 안에서 켜켜이 쌓인 미지의 영역을 파 내려가는 지저분하고 불편한 과정을 남들이 보도록 굳이 내놓을 필요는 없죠. 안쪽에서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은 당신이 초대한 믿음직하고 다정한 이들에게만 공유하면 충분합니다.
처음으로 공의존과 연애 중독이라는 문제를 스스로 직시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더는 연애로 도피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았기에 내 유기 공포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평생 나 자신과 마주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살았고 고통스러울 것도 알았지만, 결국 시간을 들여 내 내면세계와 거기 들어 있는 내용물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겁니다.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외로움에 깊이 접촉할 때 마음이 몹시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무거움과 압박감을 마주하는 동안 곁에 있어 달라고 상담사에게 부탁했습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두려움과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수치심을 마주하는 동안에는 나 자신에게 전념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자신에게 “사랑해”라고 수없이 되뇌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끔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건 사실이 아닌 공허한 말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내 말을 믿게 되었고, 그 말에 담긴 따스함이 내 에너지 체계를 순환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러자 심장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기쁘게 느껴지게 되었죠. 더불어 나를 완성해 줄 ‘운명적 상대’를 찾으려고 애쓰기를 그만두고, 지금 내 곁에서 다정한 관심을 주는 이들과 관계를 쌓는 데 마음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치유는 시간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고,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기에 자신에게 상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언젠가 당신이 온전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나는 이제 더 이상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 순간, 남들은 다 자기 삶을 완벽하게 관리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우리 모두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따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진화할 나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을 잘 돌보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이 책을 집어 든 여러분은 치유의 여정에서 각자 다른 곳에 서 있을 겁니다. 살아오면서 더 많은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일수록 이 과정이 더욱 힘겹겠지만, 처음에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혹시라도 낙심했다면 나를 떠올리며 마음을 달래길 바랍니다.
"자기희생에서 자기 채움으로"라는 표현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채우며 자아를 발견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문장은 치유의 여정에서 지지와 자아의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면의 다양한 자원과 외부의 지지를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자아 발견과 치유의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과거의 상처와 외부의 기대, 사회적 압박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면아이, 내면양육자, 치유의 과정 등 다양한 개념을 사용하여 자아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자아를 깨우치고 힘을 발휘하며 내면세계를 탐험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나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아의 발견과 치유는 언젠가는 당신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게 해 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형성하고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마무리합니다. |
온전한 자신이 되어 사랑하기
내가 준비되면 인연은 찾아온다
사랑하고 사랑받을 권리: 나는 사랑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이로우며 변화를 이끄는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모든 인류를 한데 묶어 주는 끈이자 세상 만물을 창조하는 그물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치 있고, 안전하고, 지지받는다고 느끼는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의 권리죠. 내가 이 책에서 내내 풀어 놓았던 치유에 관한 이야기는 전부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장 자연스러운 행위를 하도록, 즉 자기 자신 및 타인과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누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남에게 내주는 방식으로 적응하느라 생겨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먼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기 내면세계부터 돌봐야 했습니다. 나는 이 치유가 당신의 현재와 미래 인간관계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를, 당신이 원하던 안정되고 오래가는 사랑을 찾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마무리되는 지금, 이 책에서 우리가 해 왔던 작업을 일종의 정신적 기지개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합니다. 네, 우리는 싱크대 안에 쌓인 더러운 설거짓감 같은 문제도 살펴봤습니다. 버려질 때 느끼는 인간적 고통 같은 진지한 문제도 다뤘죠. 그러는 동안 삶에서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을 자기 내면에서 발견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물론 이 과정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지하는 파트너를 만날 확률도 높여 줍니다. 내 바람은 당신이 치유를 계속해 나가며 회복 탄력성과 지혜가 솟는 깊은 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용기를 내고, 자신과 자기 삶을 더 열정적이고 다정하며 이해심 어린 눈으로 바라볼 때 가능해집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자신을 사랑하고 지지해 주었던 모든 사람이 영원히 당신의 일부가 되었음을 느끼고, 내면에서 오는 새로운 안정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미리 파악해 두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늘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될 만큼 당신은 안전하니까요. 이렇게만 한다면 자기 세계가 넓어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삶을 즐겨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또한, 나는 당신이 자기 몸의 지혜와 접촉해서 심장에 귀 기울임으로써 감정을 새롭게 느끼는 법을 배우고,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방법을 기억해 내기를 바랍니다. 이제 자기 길을 걸어갈 당신을 배웅하며, 자신을 희생해야만 하고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관계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당신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안심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 이제 더는 사랑인 줄 알았던 부스러기 따위를 얻으려고 자신의 일부를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당신이 그런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채움을 위한 여정은 언제나 길고 험난하며, 치유는 조금씩 조금씩 단계별로 이루어집니다. 늘 쉽지만은 않고, 때로는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온전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데서 오는 기쁨은 이 과정에 쏟아붓는 모든 노력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사랑을 찾으려면 스스로 사랑이 되어야 하고, 당신을 지지하는 모든 존재가 당신에게 사랑을 보여 주도록 허락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목표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진행될수록 당신은 이미 가진 것,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공유해도 괜찮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죠. 더불어 자기 안에서 안전함과 편안한 안정감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선명하게 통찰해서,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양쪽에서 더 깊이 소통하고 진정한 친밀감을 경험하겠지요. 내가 진짜로 바라는 것을 한번 말해 볼까요? 당신이 계속 마음을 열고 치유를 멈추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온전한 자신이 되어 사랑하기"라는 주제는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글은 자기 사랑과 타인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의 권리이며, 이를 통해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글은 우리가 어떻게 자아를 발견하고 치유하며, 내면세계를 돌보며 내가 원하는 사랑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사랑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데 어떤 제약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면세계를 탐험하면서 불균형을 교정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눌 준비를 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은 마치 정신적인 기지개를 펴는 것과 같은 작업이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감정을 마주하며 어떤 식으로든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을 찾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이 과정이 자아의 안정과 사랑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진정한 파트너와의 연결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글은 마치 작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일종의 안내서처럼 보입니다. 자기 세계를 깨닫고,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과정이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며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 길을 걷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글의 마지막 부분은 자기 채움과 사랑을 찾는 여정은 쉽지 않지만, 그 노력과 시간은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독자에게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자아의 발견과 치유, 사랑에 대한 진솔한 인사이트와 독자에게 자신을 사랑하며 성장하는 용기를 줄 것입니다. |
무함마드 빈 살만 벤 허버드
아젠다 세팅 맥스웰 맥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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